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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존재 위기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고찰

인문학 가톨릭신학

  • 저자

    최한균

  • 발행기관

    광주가톨릭대학교 신학연구소

  • 발행연도

    2024년 , no.224 , pp.122~150

  • 작성언어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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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정보

국문 초록 (Abstract)

과거 집약 농경적 생산을 토대로 형성된 사회에서는 남성을 중심으로 생산이 이루어졌으며, 고정 잉여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재산의 사유화가 이루어졌다. 부계 혈통 중심의 조직화와 남녀유별을 통해 남성 지배적인 체제가 구축되어 가부장제가 정착되었다. 이처럼 가부장제는 남성의 지배 체제로 인해 남성의 타고난 권리로 인정되었고, 남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게 규정한 절대적인 권한을 의미하는 제도이다. 가부장제는 가장의 권위와 권력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대부분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의 권위를 지지하는 체제이며, 이를 기반으로 아버지는 아내와 자녀에게 권력을 행사하였다.
남성이 우위에 있다는 가부장적 사상이 가정과 사회 전반에 깔려 있어 여성들은 불평등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 산업 사회 이후 아버지는 가사와 양육을 어머니에게 맡기고, 경제 활동만이 아버지 역할의 전부라 생각하고 살아왔다. 가부장적인 아버지는 아내와 자녀에게 무관심하지만, 가장으로서 인정받길 원하는 권위주의적인 모습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부권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로 인해 소외되었던 여성과 자녀들은 아버지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이러한 아버지상이 결국 오늘날 아버지 존재 위기를 초래하였다.
본고는 하느님 아버지와 아버지 요셉의 모습에서 아버지의 올바른 모습을 고찰하였다. 인간 자녀들을 사랑하기에 아들 예수도 내어주는 하느님의 희생적 사랑은 인간 아버지가 갖추어야 할 ‘아버지됨’이다. 아버지의 희생과 고통은 자녀들에게 선물로 주어지며, 희생은 자신을 잃는 것이 아닌 자녀와 결속되어 영원히 함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요셉은 충실한 양육자이자 보호자로 예수를 위해 기꺼이 헌신하였다. 요셉은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하게 따른 의로운 자로서 단순히 순명하기 위해 아버지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다해 예수를 사랑하였다. 아버지 ‘하느님’과 아버지 ‘요셉’이 보여준 아버지됨은 아들과 일치하기 위해 끊임없는 희생과 사랑을 내어준 모습이었다.
‘하느님’과 ‘요셉’의 아버지됨은 오늘날 아버지 존재가 갖추어야 하는 모습이다. 아브라함과 같이 인간 아버지로서의 계획을 포기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자녀를 하느님에게 인도함으로써 자녀와 함께 참된 아버지로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아버지됨은 아버지 스스로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닌 아내와의 친교를 통해 나오는 것이다. 아버지됨은 어머니됨과 분리될 수 없는 양극성에서 발현되는 것으로 자녀는 아버지가 어머니와 함께하는 모습 속에서 아버지됨을 발견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 남성성과 여성성 그리고 가족의 온전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