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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경륜의 성사적 특성에 대한 조직신학적 고찰

인문학 가톨릭신학

  • 저자

    조한규

  • 발행기관

    광주가톨릭대학교 신학연구소

  • 발행연도

    2024년 , no.224 , pp.34~77

  • 작성언어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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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정보

국문 초록 (Abstract)

오늘날은 위기의 시대이다. 경제와 생태의 위기, 인문학의 위기이고, 젠더 갈등도 위기이며, 정치와 세대 갈등도 위기이다. 이러한 총체적인 위기는 결국 인간의 위기가 될 것이고, 가톨릭 교회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혹은 이미 위기상황이다). 개신교 신학자인 칼 바르트는 이미 반세기 전에 ‘위기의 신학’에 대해서 논하였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전반적인 쇄신을 촉구했다. 물론 ‘위기’라는 단어가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망의 상황과 동일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 이 단어의 원초적인 의미에 따르면 위기는 ‘결단의 상황’을 의미한다. 위기는 현 상황을 괴멸로 이끌 수도 있고, 동시에 좋은 ‘기회’(kairos)가 될 수도 있다. 신앙의 위기는 신앙에 대한 이해를 쇄신시키고 심화시킬 수도 있다. 신앙은 역사적으로 위기의 변천 과정을 겪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동일성을 유지해 왔다. 현재의 위기 상황 안에서도 ‘kairos’는 내포되어 있다.
가톨릭 교회는 전통적으로 성사(sacramentum)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교회가 거행하는 일곱 성사는 물론이고, 성사 본래의 의미를 삼위일체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 구원과 은총의 본질과 연결시켜 이해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사의 범위와 의미를 단순히 일곱 성사로만 한정시켜 이해하는 개신교적인 관점이 가톨릭 신학과 신앙에 영향을 주고 있다. 심지어 오늘날 가톨릭 신학 안에서도 성사 개념은 오해되고 있다. ‘성사’의 거행이 차츰 성사의 ‘거행’이 강조되면서 성사 자체의 의미가 전례의 기능론적 의미로 축소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성사는 이보다 훨씬 더 넓고 깊은 의미를 내포한다. 무엇보다 성사는 하느님의 구원 경륜 전체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포괄적이고 핵심적인 개념이다. 그래서 성사 개념이 지난 2천년 동안 가톨릭 교회의 신학과 신앙 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온 것이다.